월요마당 - 미학적 관점에서의 ‘옷’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발행 2019년 10월 07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모든 옷에는 생산 전에 이것을 왜,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디자이너의 상상이 녹아 있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인식하든 못하든 미학적인 환경에 놓여 있게 된다. 자신이 만든 제품이 세상에 선보여졌을 때 비로소 자신의 직업이 어떤 것이며 어떤 영향을 대중들에게 미치는지 느끼게 된다.


필자는 여행지나 기내에서 내가 만든 옷을 입은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처음에는 반가운 마음이 들지만 이내 책임감이 들고, 그 옷을 만들 때의 우여곡절이 스쳐 지나간다. 디자이너라면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디자이너 개인의 경험, 취향, 지식, 정보 등의 집합체가 제품으로 세상에 태어나 고객들이 구매하고 착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상품은 상품 자체를 넘어 자신만의 철학이 된다. 철학은 아주 자연스러워야 하며 본질부터 자신의 것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타인이 봤을 때, 어색하지않다.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들로 억지로 포장한다면 가장 먼저 고객이 알아본다.


디자이너에게 있어 고객이란 상상을 현실로 인정해주는 대상이 아닌가 싶다. 거꾸로 보면 이는 고객이 곧 디자이너란 뜻이 된다. 지나치게 직관적인 문구일지 모르나 직관적이지 않은 브랜드는 고객을 가르치려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직관적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 하면 직관적으로 상대가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즉각적이지 않은 꾸밈은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설명이 구구절절하게 많다면 그것을 이해시키려다 고객이 사라져 정작 판매시기를 놓치고 말 것이다.


디자이너의 창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내면을 심도 있게 바라보기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상업적 차원에서 디자이너는 고객보다 조금만 앞서 가야 한다. 많이 앞섰다가는 고객의 니즈를 읽지못하고 디자인 따로 고객 따로가 된다. 공들여 옷을 만들고도 판매율이 낮아 그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


브랜드는 계속 탄생되지만 고객은 더 늘지 않고 나이가 들게 되어있다. 만약 브랜드가 20년 이상이 됐다면 지금의 컨셉은 수정되어야만 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브랜드 역시 거의 20년이 되어간다. 나 역시 그 고민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답이 꼭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방향은 고객 타깃의 범위를 넓히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런칭 당시에는 30~40대가 타깃이었다면, 지금은 30~60대로 넓혀서 기존 고객을 꾸준히 마니아로 만들어야만 고객이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 옷을 입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옷을 만드는 일은,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문화 코드로 포장되어야 한다.


여자의 옷은 남자의 옷보다 복잡하고 다양하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 미학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서운해하며 이탈할 수 있다. 여자의 옷만큼이나 여자 자체가 복잡한 존재들이다.


다시한번 디자이너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왜 당신은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가. 그것에 대한 답이 만약 있다면 아름다운 사상의 전이가 아닌가 싶다.


많은 매체와 미래학자들이 논하기를 미래에는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의 많은 직업을 대신하지만 창조적인 디자이너의 역할은 대신할 수 없다고 했다.


디자이너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AI(인공 지능)가 대신할 수는 있으나 기존 빅데이타에도 없는 창조적인 상상은 오로지 인간 디자이너만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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