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 중요한 것은 브랜딩이다
월요마당
사진=나이키(NIKE) 제공 |
2019년 11월, 글로벌 스포츠 ‘나이키’는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나이키’는 고객과의 직접 판매(D2C)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매출이 보장되는 ‘아마존’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에 의아해하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우려가 있어 판매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나이키’의 오만이라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나이키’는 이후 제품 라인업을 25% 줄여 인기 아이템에 집중하고, 판매처 또한 집중하는 전략을 강도 높게 실행해 나갔다. 동시에 소비자 경험(피트니스, 러닝, 요가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에 오프라인 직매장을 늘려나갔다. 자사 온라인 스토어 또한 ‘나이키 플러스’, ‘스니커즈’, ‘러닝클럽’ 등으로 세분화해 별도 앱을 제작, 다양한 소비자와의 컨택 포인트를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2020년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는 매출이 9% 늘었고, 영업이익은 30%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유통업체를 제외시키고, 고객과의 직접 판매(D2C:Direct to Consumer) 전략을 선택한 것은, ‘나이키’의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현재 ‘나이키’의 자사 직접 판매 비중은 매출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언택트를 넘어, 소비자 구매 패턴까지 바꿔 나가고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나이키’의 사례처럼 제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의 D2C가 더욱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다.
제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가 예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택트 구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의 구매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즉 비용 절감과 빅데이타 수집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수많은 제조 기업들이 자사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재정비에 착수하고 있다.
‘제조자가 만들면 유통 업체가 판다’는 오랜 공식의 기반 아래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온라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오픈마켓)이 대세를 이루어 왔지만 이 또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은 패션, 럭셔리, 신선식품 등의 경우, 원하는 브랜드를 찾아 직접 쇼핑하는 형태(D2C)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대규모 제조사에서만 자사 쇼핑몰 구축이 가능할까.
미국의 쇼피파이(Shopify) 홈페이지 |
미국의 쇼피파이(Shopify)나 한국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처럼, 소규모 제조자들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제조자의 직접 판매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기존 유통 오프라인/전자 상거래와 거래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제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가 전부일까.
이제는 소비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C2C(Consumer to Consumer)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중고차 매매, 중고제품 판매, 리셀 제품 판매 등 소비자 직거래를 중개하는 앱과 플랫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MZ 세대는 중고 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자원 재활용을 긍정적 가치관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더욱 다양한 C2C 마켓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리해보면, 가성비 제품은 오픈마켓, 프리미엄/신선식품은 자사몰, 중고/리셀 제품은 직거래, 이 세 가지로 이커머스는 재편되고 있다.
코로나 19가 쏘아 올린 공, 이머커스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
정두영 ‘디어마이디어’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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