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소비자 불신만 키우는 명품 플랫폼 업계의 과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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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천 기자 |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지난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알리바바의 ‘광군제’가 또 한 번의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유통업계에 충격을 줬다.
24시간 동안 올린 매출은 2,684억 위안(약 44조5,700억 원)으로 작년보다 25.7%나 증가했다. 이날 쇼핑 인구는 5억 명, 택배 물량만 12억 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 충격인 것은 알리바바의 창시자 마윈은 “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마윈은 “광군제가 월요일이었고 날씨도 춥지 않아 매출이 예상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반나절 휴가를 허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윈은 광군제의 영향력을 어디까지 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불과 몇 년 사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쇼핑 이벤트로 만든 것일까.
이번 광군제의 화제 중 하나는 그 많은 트래픽과 주문량을 어떻게 소화했느냐이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시작 1분36초만에 100억 위안(약 1조6,6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순간 주문건수는 초당 54만4,000건. 세계 최대 기록이다. 그럼에도 서버의 다운은 없었다. 클라우드 기술의 힘이다.
알리바바는 자체 클라우드와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있는 솔루션으로 막대한 트래픽과 주문량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까지 미리 예측하고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고객들의 주문을 미리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도 ‘그 많은 물량을 판매자들은 어떻게 예측하고 준비할까’였다.
알리바바 직원들은 “우리는 플랫폼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판매 수수료는 10%가 채 안 된다고 한다. 물건을 팔아서 남기겠다는 것이 아니다.
알리바바는 데이터를 판다. 예컨대 “당신 회사의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 궁금한가? 우리가 데이터를 분석해주겠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신 회사의 제품에 관심을 가질 만한 고객 1천만 명이다. 그 중 살 확률이 높은 고객은 600만 명, 그 중 당신 회사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은 300만 명, 그 중 이번에 출시한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구매했던 사람은 100만 명, 그럼 구매는 40만 명 정도 일어날 것이다”는 식이다.
그리고 “당신 회사는 어떤 단계에서 얼마의 마케팅 금액을 쓸 것인가. 그럼 그 단계의 고객들에게 DM를 보내보자. 그리고 피드백을 받아보자. 출시 정보도 알려주고, 사진도 보내보자”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럼 해당 기업은 그만큼의 물량을 준비하고 마케팅을 시작한다. 그러면 불과 몇 일만에 판매는 끝난다. 알리바바는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광군제 역시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들은 광군제를 마냥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수익이 줄었다고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방식의 경영이 아닌, 디지털 시대에 맞는 데이터 경영에 보다 집중하고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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