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원] 우리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새로운 것이다

김희원의 ‘뉴욕 트렌드 읽기’

발행 2019년 10월 18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김희원 첼시마켓 편집숍 원커먼&아이웨어 럭키셀렉티즘 대표

김희원 첼시마켓 편집숍 원커먼&아이웨어 럭키셀렉티즘 대표

 

미국 뉴욕서 부상 중인 리테일 핫플레이스인 미트패킹과 첼시마켓에서 2개의 셀렉트숍을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리테일 사업을 하는 한인이어서 인지, 그동안 한국 패션 회사, 정부 기관, 단체로부터 미국 현지 리테일에 대한 자문의뢰가 많았다.


오랜 기간 패션 사업을 하다 보니 리테일 트렌드 변화에 대한 감은 물론 현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다. 자의반타의반 익히게 된 노하우를 국내 기업을 위해 기꺼이 베풀고자 노력해왔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쉬운 점이 많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실적 보다는 미국 진출을 퍼포먼스 정도로만 생각했다. 또 마켓에 따라 브랜드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과감하게 버린다는 점에 놀랐다.


미국 마켓은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만 원하지 않는다. 다문화에 익숙한 곳으로 다양성을 존중한다. 한국 브랜드가 오히려 아메리칸 스타일을 흉내 내는데 대해 더욱 반감이 있다.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보다 보수적인 유럽은 더하다.


한국 업체들은 충분한 캐릭터와 자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의 이미지 세탁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숱한 국내 업체들의 브랜드의 깊이와 색깔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일수록 정체성을 더 고집스럽게 지켜야 한다고 본다.

 

뉴욕에 사는 외부인의 시각에서는 한국 패션부터 음식,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그 자체의 컬러가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겟백(GET BACK)' 매장
'겟백(GET BACK)' 매장

 

미국 브랜드 중 겟백(GET BACK)의 예를 들어보자. ‘겟백’은 미국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할리우드 영화감독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존윅, 이퀄라이저, 고담, 보드워크 엠파이어, YOU 등 유명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3만 평방피트의 겟백 매장에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겟백’은 모던하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던 지금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일면 촌스러워 보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겟백’의 Tim Byrne 대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가구’라는 컨셉을 정했다.


오래된 가구를 다시 만드는 차원을 떠나 옛 것이 주는 본연의 이미지를 아트로 재창조한 것이다. 옛것이지만 ‘겟백다움’이 묻어나게 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라이프스타일도 컬러와 철학이 판가름한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랄프 로렌’은 아메리칸 클래식의 정수다. 패션부터 가구, 소품, 레스토랑까지 고전적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의류 뿐 아니라 가구, 소품, 레스토랑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 전체의 비즈니스를 런칭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한 줄 스토리를 쓰기 위한 도구로만 보는 과점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자신 즉 브랜드 자체의 멋을 먼저 이해하고 해외에 눈을 돌리는 게 맞다. ‘겟백’의 사례처럼 오리진이 분명하면 어떤 라인으로 확장을 하든 설득력을 얻기가 쉽다.


미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곧 새로운 것임을 외부자의 시선에서 통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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